지난 7월 국정원 해킹프로그램 구입과 관련해 내부감찰을 받고 있던 임아무개 국정원 과장 사망 사건 현장에 출동한?경찰차량의 블랙박스가 모두 고장난 것으로 확인돼 '증거 인멸' 의혹이 일고 있다.
임수경(국회 안전행정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2일 경기지방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원 직원 사망사고 당시 출동차량의 블랙박스 설치 현황' 자료에 따르면,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했던 경기 용인동부파출소 112순찰차와 형사기동대 차량의 블랙박스가 전부 고장난 상태였다.
이탈리아 '해킹팀'과 수시로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해킹프로그램 구입, 피싱, 인터넷주소 제작 등을 문의한 임 과장은 지난 7월 18일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자살했다. 그는 유서에서 "업무에 대한 열정으로, 그리고 직원의 의무로 열심히 일했다"라며 "정말 내국인에 대한, 선거에 대한 사찰은 전혀 없었다"라고 민간인 사찰 의혹을 부인했다.
임 과장은 국정원 제3차장 산하 과학정보국 연구개발단에서 해킹업무를 총괄해온 팀장급 간부였다. 국정원도 "2012년도 문제의 해킹 프로그램 구입을 실무판단하고 주도한 사이버 전문 기술직원"이라고 소개했다.
경기청 고장차량 '7.3%'에 포함된 차량이 출동?
당시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기 용인동부파출소 112순찰차는 메모리카드 기능 불량이었고, 형사기동대 차량은 메모리 카드가 빠져 있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블랙박스의 영상저장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게다가 함께 출동한 경기지방경찰청의 과학수사대 차량에는 블랙박스조차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지방경찰청이 보유한 경찰차량은 총 1254대(2015년 기준)이고, 설치된 차량은 총 947대다. 설치된 947대 가운데 고장난 블랙박스는 69대(7.3%)에 불과했다. 공교롭게도 이 '7.3%'에 포함된 차량이 국정원 간부 사망사건 현장에 출동한 것이다. 한편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 차량 총 45대 가운데 14대에만 블랙박스가 설치돼 있다.
임수경 의원은 경기지방경찰청에 블랙박스 수리내역 자료를 요구했지만, 경기지방경찰청은?블랙박스 메모리카드 구매 영수증만 제출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메모리카드 구입 내역만 가지고는 실제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가 고장나서 구입한 것인지, 증거인멸을 위해 교체한 것인지 알 수가 없다"라며 "당시 특정한 정보가 찍힌 메모리카드를 경찰이 일부러 파기시켰다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라고 지적했다.
http://m.media.daum.net/m/media/politics/newsview/201510021515048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