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당한 개그맨 유상무씨(36)가 “여자친구와의 술자리 해프닝”이라는 해명을 내놨지만, 당사자인 여성은 “나는 (유상무의) 여자친구가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국선변호인을 선임하는 등 성폭력 사건 수사 절차에 따라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8일 새벽 3시쯤 서울 강남구 한 모텔에서 유씨가 20대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신고가 들어와 현장에 출동해 신고자인 해당 여성 ㄱ씨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ㄱ씨는 사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에게 유씨가 강제로 옷을 벗기고 몸을 만지는 등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현장에서 성폭행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유씨는 신고를 한 ㄱ씨가 자신의 여자친구이며 성관계를 하려 했지만 거부당해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두 사람은 술을 마신 상태였다.
ㄱ씨는 이날 오전 8시30분쯤 112 전화로 신고를 취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가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 찾아간 경찰관에게 다시 신고 취소 의사를 번복했다. 유씨에게 성폭행 당했다는 처음의 신고 취지를 다시 확인한 것이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유씨와 아는 사이이고 몇 번 만난 적은 있지만 여자친구는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딱 떨어지는 진술이 나오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 하나하나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성폭행의 경우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 여부나 피해자의 처벌 의사와 상관없이 정식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이 확보한 사건 현장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는 이들이 모텔에 들어가는 장면에서 강제력 행사 등 특이점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ㄱ씨는 향후 국선변호인 입회 하에 정식으로 피해자 조사를 받게 된다.
경찰은 아직 유씨를 불러 조사하지는 않은 상태다. 통상 성폭행 사건에서 피의자 조사는 피해자 조사를 마친 뒤 이뤄진다.
유씨는 이날 연예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신고자는 여자친구로 지인들과 함께 술을 마시다 만취해서 어쩌다 신고를 한 것”이라며 “사건이라기보다 술자리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