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작정 양산행’…“문 전 대표 못 만나도 좋아”
김씨를 비롯한 지인들은 각자 입소문을 내고 함께 갈 사람을 찾았다. 그렇게 해서 모인 시민은 모두 43명. 이들은 관광버스를 빌려 이날 오전 7시 광주 염주체육관을 출발, 문 전 대표의 집이 있는 경남 양산시 매곡동으로 향했다.
시민들을 태운 관광버스는 광주에서 280km를 달려 이날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매곡마을 입구에 도착했다. 산자락에 있는 문 전 대표의 집까지 남은 거리는 1.5km. 승용차 한 대가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골목길이라 관광버스는 들어가지 못했다. 시민들은 버스에서 내려 20분 남짓 골목과 계곡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대운산 초입 돌담 축대 위에 자리한 별채가 모습을 드러냈다. 대문에 내걸린 ‘金正淑·文在寅’(김정숙·문재인) 문패를 보고 문 전 대표의 집임을 다시 확인했다.
머뭇거리던 한 시민이 용기를 내 초인종을 눌렀다. 일부 시민은 “문재인 대표님”을 불렀다. 하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집에 사람이 없는지, 일부러 아무런 반응을 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 아무 인기척 없는 문 전 대표 자택
“문 전 대표님 얼굴이라도 보고 가면 좋겠지만, 안 계시나 보네요. 집 앞까지라도 왔다는 데 만족하고 돌아갑시다.”
김씨가 아쉬워하며 말했다. 시민들도 안타까워하며 대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돌아섰다. 일부는 포스트잇에 응원글을 적어 대문에 붙였다.
‘대표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세요’ ‘대표님! 사랑합니다.’ ‘삶이 외로울지라도 목표를 향해 건강하게 최선을 다하십시오.’ 노란 포스트잇이 대문에 붙어 나부꼈다. 김씨는 ‘광주에서 왔다’며 ‘광주광역시’와 자신의 전화번호를 남기기도 했다.
시민들은 다시 마을입구까지 1.5km를 걸어 관광버스를 타고 다음 행선지인 통도사로 이동했다. 경남 양산시 영축산에 있는 통도사는 우리나라 삼보사찰 중 하나인 불보(佛寶) 사찰로 유명하다.
통도사 가는 길, 낯선 전화
시계는 낮 12시를 훌쩍 넘겼다. 4시간 넘는 오랜 버스 여행에 점심도 먹지 못한 승객들은 하나둘 눈을 붙였다. 그때 김씨의 휴대전화 벨이 울렸다. 저장되지 않은 낯선 번호였다. 잠시 후 통화를 마친 김씨의 목소리가 환해졌다. 그는 관광버스 안내방송을 통해 통화 내용을 알렸다.
“방금 문 전 대표님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대표님이 집에 들어가시려다 대문에 붙은 포스트잇을 보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저희가 통도사로 가는 중이라고 하니 직접 통도사로 오신다고 합니다.”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한 시민은 “로또 맞은 것보다 기쁘다”고 말했다. 매곡마을에서 통도사까지는 약 40km. 문 전 대표는 40여 분 뒤에 도착하기로 했다. 시민들은 통도사 주차장에 좌판을 깔고 집에서 싸온 음식으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오후 1시40분, 통도사 주차장에 문 전 대표가 그레이색 기아차 소렌토를 직접 운전하고 들어섰다. 시민들은 박수를 치며 문 전 대표를 맞이했다. 검은색 바지 정장에 회색 재킷을 입는 문 전 대표는 환하게 웃으며 일일이 인사했다.
“오늘 뵙게 된 게 굉장히 운이 좋은 것 같습니다. 요즘 제가 조용하게 움직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의 매일 다니는데 오늘 모처럼 쉬는 날로 잡았거든요. 쉬는 날 성당 가서 미사 참배했는데, 오늘은 성당에서 바자회를 하는 바람에 마치고 바자회 기웃기웃하느라 조금 늦었더니, 그 사이에 다녀가신 거예요. 그래도 전화번호 남겨놓으셨기 때문에 이렇게 만나게 됐습니다.”
http://www.gwangj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91084
직접 쏘렌토를 몰고 통도사로 훈훈하네요...
보다 자세한 내용은 기사를 읽어보시길 길어서 일부만 퍼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