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 "도움이 된다면 동참" 이르면 12월 새회장 선출
정 몽준(오른쪽 사진)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부회장이 제프 블라터(79·스위스·왼쪽) 회장의 사퇴와 관련, "이번 사건을 계기로 철저히 FIFA를 개혁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나도 돕겠다"고 밝혀 차기 FIFA 회장직 출마를 시사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3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새벽 블라터 회장 사퇴 소식을 접했다. 나는 선거 전부터 블라터 회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차기 회장은 블라터 회장과 관련이 없는 인물 중에 나와야 한다. 그 점에서 도움이 된다면 나도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블라터 회장은 현지시간으로 2일, 한국시간으로 3일 오전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했다. 블라터 회장은 "(지난 5월 29일) 선거에서 FIFA 회원국들이 새 임기를 시작할 수 있도록 해줬지만, 세계 축구계 전체의 지지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며 "내가 물러나는 게 FIFA와 축구계에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사임 이유를 밝혔다.
정 명예부회장은 "주앙 아벨란제 전 FIFA 회장 재임 시절에 블라터 회장은 사무총장이었다. 나는 당시 블라터 사무총장에게 FIFA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여러 차례 요청한 바 있다"며 "4년 전 출간한 책 '나의 도전, 나의 열정'에도 이런 이야기가 20페이지에 걸쳐 실려 있다. 당시 블라터 사무총장을 일컬어 '신사'가 아니고 '악동'이라고 한 게 프랑스 언론에 '앙팡테리블'로 번역, 소개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정 명예부회장은 이어 "(블라터처럼) 한 사람이 17년씩이나 하는 건 문제다. 임기는 2∼3회로 제한해야 한다"며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투명한 경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 FIFA 회장은 오는 12월∼내년 3월 사이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선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FIFA 규정상 임시총회까지는 블라터 회장이 직위를 유지한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혔고 측근들은 물론 자신마저 비리 수사 대상이 됐기에 지도력을 계속 발휘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